커뮤니티 소개 웰컴투 시리즈 를 여는 글

몇 년 전 미국으로 자동차 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애초에 뚜렷한 목적지 없이 떠난 여행이라 발길 닿는 대로 인터넷을 뒤져 가며 이동네 저동네를 탐험했는데, 비지터 센터에서 안내하시는 분과의 이런저런 얘기중에 미국 중부에 있는 이 작은 시골 마을에서도 한국전쟁에 참전한 청년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36년 간의 식민 치하도 모자라 동족 상잔의 아픔을 겪었던 태평양 건너의 지독히 가난했던 한 나라의 전쟁터에서 그들이 한없이 그리워했을 그 고향 땅에, 그들의 꽃다운 청춘이 바쳐진 바로 그 나라에서 온 내가 서 있다는 감격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이렇게 우리가 살아가는 커뮤니티에는 크고 작은 스토리와 역사가 배어 있다. 자주 가는 골프장, 갤러리, 식당을 비롯해 학교나 공원 등도 그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삶의 현장이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동시대를 함께 느끼고 살아가는 나와 우리가 있다.


지금도 예전에 살았던 밴쿠버를 떠올릴 때면 공항에서 랭리 집으로 오고갈 때마다 보았던 익숙한 풍경들과 하늘 높이 쭉쭉 뻗어 있던 나무 전봇대가 기억난다. 여름이면 신선한 블루베리가 가득 들어 있는 즙이 뚝뚝 떨어지는 클라우스 베리 팜의 천상의 맛 블루베리 숄케잌을 크게 한 입 베어 물고는 퍼렇게 물이 든 이빨을 드러내며 환한 웃음으로 서로를 쳐다보곤 낄낄 대던 추억이 떠오를 때마다 아직도 입 안 가득 침이 고인다. 언덕배기를 넘어 코스코 가는 내리막길을 달릴 때 보았던 가슴 탁 트이는 전경들도 눈에 선하다. 우리 애들이 다니던 학교 앞 어귀의 풍경들과 곤경에 빠진 나를 도와주었던 고마웠던 사람들. 가슴 한켠에서 찬바람 부는 소리가 들릴 만큼 마음이 무너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눈물 나도록 고마웠던 친절했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고향 땅을 떠나 살아온 이곳 캐나다가 아직도 살 만한 곳이리라.